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지금은 전문가 시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7/03 [10:42]

지금은 전문가 시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7/03 [10:42]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 왔던 '학벌 사회'가 이제 '전문가 사회'로 본격 전환되고 있는 것 같다. 늦었지만 바람직하고 크게 환영할 문화가 아닌가 싶다. 일에 대한 자긍심을 갖게 하는 긍정 에너지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그동안 우리네 부모들은 아이들이 성장하면서 어지간하면 인문계 고등학교를 거쳐 대학의 문은 나와야 한다는 관념적 생각을 많이 갖고 있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당연히 필자 부모도 그랬다.

이렇게 내가 갖지 못한 학력의 배고픔을 자식이 대신해서 충족시켜 주길 바라는 간절함에 자신의 굶주림은 뒤로 한 채 소팔고 논밭팔아서 도회지로 자식의 등을 떠밀었지 않나 싶다. 그러다보니 공고, 상고 등 실업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는 아이들은 공부와 거리가 먼 학생으로 취급되는 별로 달갑지 않은 문화가 상당기간 우리 사회를 지배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     ©송면규

 

이런 문화가 MB 정부 들어서 특성화 고등학교가 육성되고 점차 우수한 아이들이 입학하고 사회에 일찍 진출해 입지를 갖게 되고 병행해서 국가에서 NCS제도 까지 도입해 기술인을 본격 우대하는 정책을 펼침으로써 굳이 대학만을 고집할 필요를 밀어내지 않았나 싶다.

병행해서 고등학교 재학 중에 일찍 기업체에 취업하고 대학진학까지 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 줌으로써 부모들이 희망하던 학력의 배고픔까지 해소해 주고 있는 것 같다.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본다.

일하면서 대학까지 졸업할 수 있는 양수겸장의 혜택을 기술인에게 제공함으로써 또래 학생들보다 먼저 디딤돌을 밟고 성장할 수 있는 조건을 마련해 주기 때문에 굳이 인문계 고교 진학에 핏대 올릴 필요가 없게 되지 않았나 싶다.

아울러 건물 옥상에서 돌을 던지면 지나가는 사람 중에 돌 맞는 사람 10명 중 6명이 박사학위 가진 사람이라고 할 정도로 이제 학위는 큰 의미가 없는 사회가 돼 가는 것 같다.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본다.

"요즘 대학을 졸업한 사람의 상당수가 놀고 있다" 그리고 "유럽에 비해 대학이 지나치게 많고 대학 경쟁력 조차 55개 대학 중 53위다"라고 하면서 "대학을 때려 부숴야한다" 열변을 토하시던 어느 신부님 말씀이 새삼 와 닿는다. 신부께서는 차라리 그 돈으로 가게를 차려주던지 아니면 부모가 쓰라고 주문하고 있다.

이렇듯 사회에서 또 기업체에서 요구하는 게 학위가 아닌 전문성이라는 게 요즘 세태임을 감안하면 지금이 바로 전문가 시대 아닌가 싶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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