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방탄 딜레마" 어찌할 건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2/27 [07:49]

"방탄 딜레마" 어찌할 건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2/27 [07:49]

오늘 국회에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체포 동의안 표결이 실시된다. 민주당 지도부는 "부결 자신" 주장하지만 이탈표 걱정 때문인지 표 단속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소위 "우리가 남이가"식의 "단결만이 살길이다" 판단한 것 같은 이 대표의 억지에 코 뚫은 소처럼 볼모 잡혀서 끌려가고 있는 형국같다.

지난 2021년 서울과 부산시장 보궐선거에서 크게 패배하자 초선의원들은 "당의 관행과 기득권 구조, 오만과 독선, 국민 설득 없이 추진되는 정책들에 눈 감거나 침묵하지 않겠다"는 입장문을 내면서 "당 혁신의 주체가 되겠다"고 했는데 언제부터인지 쥐구멍에 숨어버린 것 같다.

초선의원들의 역동성이 보이지 않는 주된 이유 중 하나는 '팬덤정치' 때문 아닐까 싶다. 개딸 등 강성 지지자들의 거센 쇳소리와 결이 다른 주장을 한다는 건 "차기 공천 포기"나 다름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인지 "다른 욕설은 참을 수 있는데 '공천받기 싫으냐'는 말이 저승사자 음성 같더라"는 민주당 초선의원 고충은 십분 이해가 된다. 금태섭 전 의원이 응징당한 걸 목격했기 때문에 찍히면 '적'이라는 말이 정말 무섭게 들릴 것 같다.

그래서일까? 김해영 전 의원의 "이재명 없어도 민주당 망하지 않는다" 외침이 민주당 의원들 귀에는 한낱 푸념 정도로 들리는 모양이다. 김 의원 목소리에 초선들이 합창해줘야 하는데 비겁하게 뒤로 숨는 모습에 차라리 연민을 느낀다.

특히 초선들 심리를 꽤 뚫고 있는 이재명 대표의 "차기 총선 공천은 걱정하지 마라"는 음습한 음성이 그들의 어깨를 무겁게 짓누르지 않을까 싶다. 하지만 그 약속은 단지 체포동의안 표결 때까지만 유효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

민주당 초선들한테 주문한다. 개혁을 주도해야 할 초선들이 시대적 흐름이나 정신을 고민하지 않는다면 그리고 자신들이 주도해서 여론을 형성해 가겠다는 의지마저 없다면 어쩌면 당신들은 정치 신인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점을 전하고 싶다.

민주당은 지금 제2 박지현, 김해영이 더 많이 등장하길 요구받고 있다. 그것은 당내 민주주의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고 또 민주당이 회생하는 지름길이라 보기 때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는 말을 그냥 흘려서는 안된다.

온 국민이 알고 있는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왜 처음부터 제거하지 못하고 질질끌려가면서 민주당 169명 의원들 중에 당당하게 나서는 인물이 안보이는지 많이 안타깝다. 뒤가 구리기 때문이라고 하면 지나친 억측일까?

지지율이 국민의힘에 뒤집혀 간극마저 벌어지고 있다는 건 국민이 민주당에 보내는 강한 경고 다름 아니다. 그것은 오로지 "이재명 불체포 특권 때문이라고" 오래전에 "스스로 폐족"이라며 국민 앞에 무릎 꿇었던 기억을 되살린다면 지금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답이 보이지 않을까 싶다.

DJ가 사선을 넘으며 힘들게 정립해 놓은 민주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됐는지 참으로 마음 아프다. 개인 비리에 무릎 끓고 방관하면서 어떻게 DJ정신을 이어간다고 할 수 있을까? 특히 동교동계 의원들의 결연함을 보고 싶다.

그렇다고 국민의힘 초선들이 민주당 초선에 비해 역할을 잘한다고 생각하는 국민 또한 별로 없다고 본다. 여의도에 입성하면 누구나 도긴개긴 행태에 젖기 때문이라 변명하지 않았으면 한다. 각성을 촉구한다.

'선당후사'보다 '선사후당'을 택하고 있는 것 같은 이재명 대표의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민주당 의원들이 "민주당이 집단적 망상에 빠져있는 것 같다"는 김해영 전 의원 주장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변화를 시도할지 국민은 지켜보고 있다.

반상식 헛발질 정책으로 국민심판받아 정권 뺏겼으면 정신차릴 만도 한데 더 막 나가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범죄혐의로 피의자 신세인 당 대표 호위무사를 자처하면서 노조의 불법과 폭력 관행에 대한 정부의 대처에도 시비를 걸고 있다. 이런 식으로 이재명 사당화에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희망이 있을까 싶다.

이재명 대표는 "어떠한 부당행위도 없었다는 게 오히려 영장에서 드러났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아무런 죄가 없다"고 하면서 뭐가 그리 두려워 체포동의안 부결에 목을 매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 대표 주장대로 검찰이 소설을 썻고 영장이 되레 이 대표의 무고함을 증명해 준다면 이것이야말로 반격의 기회로 삼을 아주 좋은 찬스가 아니겠는가? 그런데 왜 자기부정을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자기부정을 계속하면서 불체포특권 장막 뒤에 숨는다는 건 영장이 발부된다는 것을 본인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이라 이해된다.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비상식적인 이유를 들이대며 앵무새처럼 반복할까 싶다.

오죽했으면 어느 초등학생이 "이재명, 나쁜 짓 했으면 벌 받는 것은 당연하지" 지적했을까 싶다. 민주당 의원들의 결단을 기대하면서 "사즉생, 생즉사" 용어를 이재명 대표한테 들려주고 싶다.

이 대표는 차기 정권 입성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기 위해서라도 정치 발언은 멈추고 영장 판사 앞에서 검찰의 주장이 얼마나 허술하고 부당한지 밝혀 검찰 박살 낼 연구 했으면 한다. 그래서 지지층을 결집시킬 천재일우의 기회를 차버리지 않길 기대한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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