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승자의 저주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4/01/29 [06:23]

승자의 저주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4/01/29 [06:23]

 

▲ 송면규     ©

 

"승자의 저주"는 어떤 상황에서 승리하거나 성공한 사람이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부정적인 결과나 불운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행태경제학자인 '리처드 탈러'의 저서 "승자의 저주"를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는 종종 성공과 승리가 새로운 도전과 책임을 동반함으로써 발생할 수 있는 어려움과 고난을 의미하는데, 이것은 성공한 사람들이 성취와 승리로 얻는 이익과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나 곤경에 직면할 수 있다는 개념을 나타내기도 한다.

이 용어는 성공이나 승리가 언제나 긍정적인 결과만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예상치 못한 문제나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현실성을 강조하고 있다. 즉 치열한 경쟁 끝에 얻은 것의 실상을 들여다보니 이득은 고사하고 손해 막급인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기도 하다.

띠라서 "항상 성공적인 상황에서도 조심하고, 또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지 않나 싶다. 기업 경영자들이 특히 관심 가져야 할 부분이 아닐까 싶다.

1990년대 일본 경제 침체의 원인은 바로 "반도체 부진"이라는 게 다수 전문가의 분석이다. 일본 정부의 과잉 지원으로 투자의 불안한 토대 위에서 성공한 상태였기 때문에 몰락할 수 밖에 없지 않았나 생각된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패착 원인 중 하나는 개인용 PC시대가 도래하고 있음에도 반도체 D램만 계속 집중했기 때문 아닌가 싶다. 지금 이익이 많이 나는 데 "왜 위험한 곳에 투자해야 하느냐" 이런 사고의 팽배가 당시 일본 반도체 기업의 생리 아니었나 싶다.

휴대폰 기술이 2G에서 3G(IMT-2000)로 진화하는 시점에 세계 기술표준방식(WCDMA 등)에 참여하지 않고 자국 기술 우위를 내세우면서 독자 노선을 택한 게 필자 눈에는 휴대폰 강자에서의 추락 요인으로 기억된다. 즉 "잘 되는 게 오히려 독"이 된 현상을 초래하지 않았나 싶다.

일본의 추락 원인을 찾다 보면 "승자의 저주" 라는 문구를 소환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 때부터 일본이 소위 "잃어버린 30년"이라는 고난의 행군을 시작한 것 같기 때문이다.

"승자의 저주"는 종종 속담이나 격언으로 사용되기도 하며, 성공과 동시에 겪을 수 있는 책임과 어려움을 경고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는 점을 참고했으면 한다.

아울러 "인수합병에서 승자의 저주를 피하려면 경매에서 호가를 쓸 때 최고평가액에서 20%를 낮추되 단 1센트도 더하지 말아야 한다" 는 워런 버핏의 조언을 첨언하고 싶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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