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이준석 신당설, "성동격서" 일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10/23 [06:56]

이준석 신당설, "성동격서" 일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10/23 [06:56]

서울 강서구 보궐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내년 총선을 앞두고 신당 창당 얘기가 나오는 등 여당 야당 할 것 없이 대한민국 정치권이 설왕설래하며 분주한 것 같다.

 

양향자, 금태섭 등 일부에서는 이미 신당 깃발을 들고 세력 규합에 나서고 있다. 그들이 어느 규모의 신당을 선 보일지 그리고 내년 총선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가질지는 예측이 쉽지 않다. 그만큼 국민의 정치 불신이 크다는 방증 아닐까 싶다.

이 와중에 여권의 반항아로 불리는 유승민, 이준석 전 대표가 신당을 창당할 것 같은 뉘앙스 풍기며 연일 군불을 때고 있는 것 같다. 무슨 의도인지 틈새에서 안철수 의원이 "이준석을 제명하자"는 다소 뜬금없는 주장마저 하고 있다.

이준석을 제명하면 "단기적으로 여당 지지율이 떨어지겠지만 곧 회복돼 상승할 것이다"고 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서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고 있다. 정작 이준석 자신도 모를 것 같은 안갯속 예측이지만 필자는 후자의 주장에 한 표를 주고 싶다.

그렇다면 이준석 전 대표는 정말 국민의힘을 탈당해서 창당을 할까? 아니면 자신의 제명을 유도하고 있는 걸까? 그리고 만약 당을 떠난다면 순항할 수는 있는 걸까? 궁금하다.

예단하기 어렵지만 이준석 전 대표가 지금 신당 운운하면서 에드벌룬 띄우는 것은 "나를 붙잡아 달라"는 강한 신호음 아닐까 싶다. 필자 눈에는 "성동격서" 전략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지지율 2, 3% 정도로 얻을 수 있는 효과는 별로 없고 자칫 한겨울에 시베리아 벌판에서 길 잃은 한마리 양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누구보다 영악하다고 하는 이준석 전 대표가 선택할 전략은 아니라고 본다.

만약 여당에서 이준석을 내치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어쩔 수 없이 신당 창당 또는 무소속 출마라는 길을 걷겠지만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국민의힘에서 그럴 명분은 만들어 주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따라서 요즘 이준석은 진퇴양난의 늪에 빠져 있지 않나 생각된다.

그러다 보니 연일 목소리 톤을 높여가면서 여당과 언론의 자기 우호 세력을 향해 계속 경고음과 구조 신호를 동시에 보내는 것 아닌가 싶다. 만약 이준석, 유승민을 중심으로 한 신당이 태동한다면 설사 당선은 어렵더라도 불과 2,000표 내외에서 당락이 결정되는 수도권 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 낙선에는 결정타를 날릴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으로는 이준석 전 대표가 대통령실을 향해 "할 테면 해보라"는 식의 배짱 정치를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특히 총선에서 수도권 표의 향방과 과반 확보가 시급한 대통령의 심리를 너무 잘 읽고 있을 것 같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대통령실의 이준석에 대한 대응이 많이 미숙했다는 지적을 하고 싶다. 일본의 '기시다' 총리처럼 정적을 과감하게 포용하던지, 아니면 중국의 '시진핑' 주석처럼 단호하게 내치던지 했어야 하는데 어정쩡한 대응이 지금의 혼란을 초래한 것 같기 때문이다.

DJ가 JP한테 무려 절반의 지분을 주면서까지 단일화했던 걸 참고한다면 지금 이준석 전 대표한테 어떻게 해야 할지 해답이 있다고 본다. 여권이 총선에서 이기겠다면 김한길, 김병준 같은 구시대 인물들을 다시 소환하지 말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참신한 분을 찾아보길 권유한다.

점차 싸움닭처럼 변해 가는 이준석 전 대표가 많이 얄밉더라도 어쨌든 현 정권 창출에 나름 일조한 공을 평가해서 포용하는 아량을 가지면 어떨까 제안해 본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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