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지금은 양자 컴퓨터 시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10/04 [06:13]

지금은 양자 컴퓨터 시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10/04 [06:13]

양자 컴퓨터는 인공지능 등과 함께 꿈의 기술로 자주 거론되고 있다. 이유는 현재의 컴퓨터로 수백에서 수 천년이 걸릴 만한 계산을 짧은 시간 안에 풀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격세지감'이 아닐 수 없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기존 컴퓨터가 동일한 시간에 실행할 수 있는 계산 횟수를 증가시켜 고속화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양자컴퓨터는 내부에서 대량의 데이터를 서로 중첩된 상태로 만들어 단번에 계산을 수행한다. 즉 한 번에 계산한 후 범위를 좁혀 나가면서 답을 얻게 된다는 얘기이다.

양자 컴퓨터가 처음 고안된 것은 1980년대인데 요즘 화제가 되는 이유는 이제 실용화 조짐이 보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캐나다의 D-Wave Systems에서 개발한 D-Wave, 미국의 IBM이 개발한 IBM Q 등은 실용화된 양자 컴퓨터의 대표적 사례 중 하나이다.

그렇다면 '양자'는 무엇일까? 양자는 "에너지의 최소 단위" 등으로 일컬어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작은 물질이다. '원자'는 전자, 중성자, 양성자로 구성돼 있는데, 원자의 원자를 구성하는 극소의 물질을 통틀어 '양자'라고 한다. 그리고 양자의 세계는 우리 눈에 보이는 세계와는 다른 물리법칙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는 점을 참고한다.

재미있는 현상은 기존 컴퓨터에 같은 데이터를 입력하고 동일한 방식으로 계산하면 반드시 같은 답이 나오는데 반해 양자 컴퓨터의 답은 계산할 때마다 바뀐다는 점이다. 겹쳐진 애매한 상태를 지나 관측할 수 있는 확실한 상태가 될 때 결과가 변동하기 때문이다.

▲     ©연삼흠

 

언뜻 엉터라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확률적인 답이 나오는 것이 양자 컴퓨터의 특징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즉 "양자 컴퓨터의 답은 확률적이다" 생각하면 좀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다.

양자 컴퓨터의 출발은 기존 컴퓨터에서는 원리적으로 불가능한 계산을 하기 위해서 고안되었다. 원리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은 "현실적인 시간 안에 계산을 마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의미임을 참고한다.

양자 컴퓨터는 크게 "양자 게이트형'과 "양자 어닐링형"으로 나뉠 수 있는데 이 둘은 서로 완전히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양자 게이트형은 "범용형 양자 컴퓨터"라고도 불리는데, 양자 게이트를 조합해서 만드는 일종의 프로그램인 양자 회로를 실행한 후 알고리즘을 이용해서 다양한 문제를 풀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반면에 양자 어닐링형은 "조합 최적의 문제"에 특화된 양자 컴퓨터로 양자 어닐이라고 하는 알고리즘에 기초를 두고 있다.

두 가지 형태의 특징을 살펴보면 "양자 게이트형"은 양자 게이트를 이용해서 계산하며, 미국(IBM Q)과 중국의 IT 기업을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고, "양지 어닐링형"은 특정 알고리즘을 위해 만들어졌는데 일본, 캐나다(D-Wave)를 중심으로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양자 컴퓨터는 어떤 분야에서 활용될 수 있을까? 암호, 보안(시큐리티)과 검색의 고속화, 양자 화학 계산, 머신 러닝과 딥러닝, 조합 최적화 문제 해결 등을 효율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 즉 대량의 계산 처리가 요구되는 분야에서 유용하다.

기존의 컴퓨터가 '0'과 '1'만 구분할 수 있는데 반해 양자 컴퓨터는 '0'과 '1'을 동시에 공존시킬 수 있다. 컴퓨터 과학, 물리학, 수학의 여러 측면으로 이루어진 종합적인 분야로 양자 역학을 활용해 기존의 컴퓨터보다 빠르게 그리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양자 컴퓨터' 아닐까 싶다.

"양자 역학의 원리를 응용하여 계산한다"라고 하는 양자 컴퓨터!

지금 나는 어디에 서 있는가? 그리고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가? 한 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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