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전략 안 보이는 민주당 비명계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9/25 [07:48]

전략 안 보이는 민주당 비명계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9/25 [07:48]

삼국지를 일독하면 전략과 전술 개념에 대해 웬만하면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그리고 전략과 전술은 우리가 살아가면서 일상에서 자주 접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이번 이재명 대표 건에 대한 비명계의 대응전략을 보면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     ©연삼흠

 

개인이나 조직이 어떤 전략을 세울 때 가장 먼저 생각하는 것은 목적이 아닐까 싶다. 여기서 구체적인 계획을 가지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이것을 전략이라고 하면, 전술은 결정된 사항을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등산의 예를 든다면, 현재의 캠프 위치를 확인하고 올라갈 산을 결정해서 등산코스 정하는 것을 전략이라고 하면, 전술은 난코스를 돌파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다. 언급한다면, 전략은 새롭게 판을 짜는 것을 의미하고, 전술은 짜놓은 판 위에서 그림을 그려가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전략가는 일류를 지향하고, 전술가는 일등을 지향한다고 한다.

우리가 대학 순위를 1류, 2류 이런 식으로 가르고, 능력을 1등, 2등으로 평가하는 것을 전략, 전술의 차이로 생각하면 전략과 전술을 보다 쉽게 구분할 수 있다. 따라서 도토리 키재기식의 등수에 연연하기 보다 1류를 지향하는 삶을 구현해 보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이번 국회에서의 이재명 체포동의안 진행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친명계와 비명계 간 전략의 극명한 차이를 엿 볼 수 있다. 친명계는 가결, 부결에 대비한 순차적 전략이 사전에 철저하게 준비된 반면 비명계는 단지 가결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나 싶다.

체포동의안 가결 후 친명계가 박광온 원내대표의 발 빠른 제거와 정청래 당 직무대행체제 접수를 시작으로 사무총장 명의의 공문 발송 등 혁명군처럼 당을 장악하는데 반해 비명계는 수수방관하다 절호의 기회를 놓쳐버리는 전략의 한계를 보게 된다. 특히 이낙연 전 총리의 전략 부재를 안타깝게 생각한다.

여기서 우리는 성남시장을 거쳐서 경기도지사, 대통령 출마 그리고 낙선 후 국회의원 출마와 당권 장악, 단식과 침대 투쟁의 기획 등 이재명 대표의 치밀한 전략가 모습을 보게 된다. 한 사람이 민주당을 넘어 여당과 검찰을 상대로 펼치고 있는 전략을 엿보면서 '조조'를 다시 소환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기도 한다.

이번 이재명 대표 처리과정을 지켜보면서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는 졌다"는 문구가 떠오른다. 좋은 사례가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아닐까 싶은데, 반면교사 삼지 못하고 있는 비명계의 전략 부재를 지적하고 싶다. 지금부터라도 헛발질하지 않길 기대해 본다.

한편,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상임의장 서인택)"이 주관해서 여의도 문화광장에서 개최하는 "2023 코리안드림 통일페스타" 행사(10.3)를 기존 방식에서 탈피해 과감한 변신을 꾀하겠다면서 내놓은 기획안은 전술의 범주를 뛰어넘는 것 아닌가 싶어 고무적이다. 새로운 전략적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지도부에서 민주당 의원 전원에게 실명으로 탄원서 제출을 요구하는 공문을 발송했다는 건 우리 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로 기록되지 않을까 심히 우려된다. 초등학생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정당 모습을 보는 것 같아 많이 씁쓸하다. 지하에 계신 DJ, 노무현 전 대통령께 면목이 없다.

민주주의 기본 개념조차 "주군을 위한 것이라면 무시해 버려도 상관없다"라고 하는 것 같은 그들이 정말 민주주의를 쟁취하겠다면서 독재정권에 맞서 투쟁했던 사람들인지 같이 최루탄을 맞았던 필자는 많이 궁금하다. 이런 식의 내 멋대로 민주주의가 정착될까 심히 우려되며, 이러다 교과서를 수정해야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

민주당 친명계와 비명계 간에 정치적 생사를 걸고 펼쳐갈 치열한 전투에서 과연 어느 쪽이 승리의 월계관을 쓰게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 줄 알았다"는 버나드 쇼의 명언을 참고하면서 비명계에 '제갈량' 같은 전략가의 신속한 등장을 고대한다.

아울러, "리더는 위기 속에서 그 빛을 더욱 발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치열한 내전 중이더라도 민생만큼은 제발 외면하지 않았으면 한다. 법무법인 같은 민주당에 '상식의 빛'이 내리쬐길 기대해 본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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