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기득권 변화가 힘들지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8/01 [07:59]

기득권 변화가 힘들지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8/01 [07:59]

더불어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정권이 교체된지 1년이 훨씬 지났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계획했던 정책들이 대부분 아직도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어쩌면 내년 총선때 까지 계속될 것 같은 불길한 생각이 든다.

덴마크 국회처럼 국민을 위한 정책으로 상호 경쟁하면 좋으련만 우리 국회는 야당으로 전락하는 순간 여지없이 뻗치기 작전이 작동하는 것 같다. 정당이 정권 획득을 목표 삼는다고 하지만 정단 간에 벌이는 소모적 정쟁으로 우리네 삶이 점점 피팍해져 가는 것 같아 안타깝다.

지난 1년은 거대 야당이 행사하는 국회 권력의 막강함과 무서움을 실감한 기간 아니었나 싶다. 169석은 검수완박법, 양곡법, 노란 봉투법, 간호법 등 어떤 법안이든지 야당이 마음만 먹으면 단독으로 처리할 수 있는 '무소불위의 힘' 아닐까 싶다.

정부여당에서 추진하는 각종 법안이 국민을 위하는지 여부를 헤아리기보다 야당에게 불리한 상항인지 먼저 정무적 판단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 이처럼 어느 민주국가에서건 소모적 정쟁으로 국민은 뒷전인 경우가 많다. 그래서 국민이라는 용어는 단지 연설할 때나 활용되는 미사여구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곤 한다.

때문에 어느 정권에서건 "야당과의 협치는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정치학자, 언론인, 정치평론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목소리 높이지 않나 싶다. 그러면서 노태우 정권 때 여소야대 정국에서의 협치를 모범 사례로 들기도 한다.

따라서 지금 같은 거대 야당의 국회라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정부여당이 어떻게 민주당과 관계를 설정해야 하는지는 너무 자명하다 할 수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 그렇게 하고 있지 않아서 지금의 난국을 초래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특히 요구되는 정무역량이 이번 정권에서는 생각보다 크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 민주당 대표의 원초적 문제로 인한 부정적 시각이 협치의 벽을 넘지 못하게 하는 것 아닌가 싶다. 설사 그렇다하더라도 그는 민주당원들이 선출한 대표라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본다.

▲     ©송면규

 

민주당 정권에서 임명했던 관료들이 정권이 바뀐지 1년이 넘게 아직도 버티고 있는 해괴한 현상도 -물론 그들은 법을 앞세우며 정당화하고 있지만- 보기 힘든 나쁜 사례로 기록될 것 같다.

노동계도 관례라는 걸 앞세우며 자신들이 오랜 기간 누려왔던 소위 특권 폐지에 강한 불만을 표출하며 윤석열 정부에 대들고 있다. 한국노총 위원장 출신을 고용노동부 장관에 앉혀 놓았지만 노동개혁에는 별 효과 없는 것 같다.

장기표 선생, 박찬종 변호사 등 수많은 국민이 뙤약볕에서 '국회의원 특권폐지'를 외치고 있지만 폐지될 거라고 믿을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지도 궁금하다. 계란으로 바위 치기 하는 것과 같다고 보기 때문일 것이다. 설사 그렇더라도 선구자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분들을 응원하며 많은 국민의 참여를 기대한다.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던 필자의 지인이 국회의원에 당선되기 무섭게 학생 운동하던 때의 주장과 상이한 입장을 취하는 걸 보면서 "그의 노동 운동은 단지 출세 계단 오르는 용도 외에는 무용지물 같다"는 걸 느끼면서 씁쓸하게 막걸리 잔을 들었던 기억이 있다.

"위기는 또 다른 기회를 가져다준다"는 속담이 있다. 아무리 "기득권 변화가 힘들다" 하더라도 우리 국민은 만드시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희망으로 8월의 문을 열어 본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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