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보수 "리빌드업" 가능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4/10 [06:41]

보수 "리빌드업" 가능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4/10 [06:41]

지난 4월 5일에 치러진 재보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무참하게 무너진 것 같다. 특히 김기현 당 대표 지역구인 울산에서조차 패배했다며 정치 호사가들이 입방아를 찢고 있음이 증거 아닐까 싶다.

이준석 전 대표는 울산에서 보수 교육감, 기초의원이 패배한 걸 두고 이런 식이라면 서울 강남에서조차 안심할 수 없을 것이라며 장기판 훈수꾼같은 말을 하고 있다. 그의 말이 조롱인가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국민의힘 지도부가 긴장하지 않으면 현실화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번 선거 결과는 "심각한 민심 이반으로 보인다"는 게 대체적 시각같다. 내년 총선에서 "어떤 정당 후보를 찍을까" 묻는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48% vs 국민의힘 38%"라는 건 무엇을 의미하는 걸까? "민심의 바로미터가 바로 여론"인데 말이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기대 내년 총선압승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를 국민의힘 지도부와 대통령실은 이번 선거 결과에서 어쩌면 "내년 총선에서 반타작조차 쉽지 않을 것"이라는 교훈을 얻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아주 빠른 속도로 레임덕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을 한다.

특히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의 잇단 설화는 "대체 어떤 기준으로 최고위원을 선출했는가"라는 근원적 질문을 하게 한다. 그러다가 자칫 "당심 100% 선출방식이 과연 옳은 것인가"하는 비판 여론에 휩싸일지도 모를 일이다.

많은 우파쪽 정치평론가들은 "보수의 영웅호걸들은 대체 어디로 갔단 말인가" 하며 보수의 궤멸을 한탄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그 심각성을 인식하는 의원들은 별로 없다는 게 지금의 모습 아닌가 싶다.

그래서 종이호랑이로 변모해 버린 보수진영의 리빌드업이 필요하다는 강한 요구가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 같다. 일환으로 보수시민 단체가 여러 개 출범했지만 그들 또한 양반 흉내 내기에 그치는 정도 같아서 아직은 큰 반향이 없지 않나 싶다.

이번 재보궐 선거를 통해 학생운동권적 시각으로 체질화된 민주당, 진보당 등 좌파 정당의 조직력, 결집력이 얼마나 강한지 여실히 볼 수 있었다. 특히 투표율이 저조한 보궐선거에서 그 진가를 발휘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렇다면 대통령실과 국민의힘 등 보수 우파쪽에서는 어떻게 지형을 구축해 가야 할까? 지금처럼 양반 삿대질 하는 식의 전투력으로 진보세력과 대결한다면 다음 총선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지난 정부에서 좌파 시민단체와 어떤 방식의 관계 설정 등을 했는지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제 걸음마 떼기 시작한 보수 시민단체 재건에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

다들 숨죽이며 누가 대신 나서 주길 바라는 보수 진영에서 자진해서 나서고 있는 "한국국민통합연맹" 같은 시민 단체가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 아닐까 생각하며 우파 진영에서 크게 환영할 일 아닐까 싶다.

정당이 좌우 날개 짓 하며 안전하게 비행하듯 시민단체도 진보 보수가 서로 선의 경쟁하면서 건강하게 성장해 가길 기대해 본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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