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뒤틀려가는 역사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3/13 [07:14]

뒤틀려가는 역사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3/13 [07:14]

일제가 저지른 강제 징용 문제가 등장하면 우리나라는 여지없이 나라 전체가 혼돈의 도가니 속으로 급속히 빠져 든다. 이번에도 윤 대통령의 3.1절 발언이 도화선이 돼 야당과 시민단체의 시위 등으로 계속 시끌벅적하다.

민주당에서는 당 지도부가 직접 나서 "이완용의 부활"이라는 용어까지 쓰면서 윤석열 정부를 친일 정권으로 몰아붙이고 있는데 그게 과연 정상적인 주장인지 많이 궁금하다. 오죽했으면 당내에서 조차 비판적 의견이 나왔을까 싶다.

민주당의 윤석열 정부 공격은 "반일 감정 자극을 통해 이재명 사법리스크를 돌파하겠다"는 꼼수라는 세간 비평은 차치하더라도 이재명 대표가 측근 비서실장의 마지막 부탁 "이제 정치를 내려놓으라"는 유서의 호소마저 외면하고 발인일임에도 장외집회 연단에 오른 걸 보면서 "어떤 정신세계에 살고 있을까" 궁금해진다.

그가 내뱉는 어휘가 아무리 미사여구로 포장돼 있다하더라도 듣는 사람 귀에 거슬릴 것 같은데 늑대소년 처럼 강한 독설로 계속해서 대중을 선동하고 있어 섬뜩한 생각마저 들게 한다.

하지만 이 대표와 민주당 의도와 달리 미국의 환영 반응은 차치하더라도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새 미래로 가는 모멘텀을 만들었다"면서 강제징용 해법을 극찬한 메시지는 민주당과 이 대표를 많이 곤혹스럽게 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면 징용 문제가 대체 뭐길래 오랜 기간 해결하지 못하고 계속 속앓이만 해야 하는 우리 국민의 난제가 되고 있는 걸까?

일제 강점기 시대에 벌어졌던 우리 국민에 대한 치욕 사건 중 하나가 우리 국민들이 치를 떨며 공노하고 있는 위안부 문제와 '돈 벌게해주겠다'며 유혹해 군수공장 등으로 끌고 간 근로정신대를 들 수 있다.

'정신대'를 네이버에서 검색하면 "일제 강점기 당시 일본과 국내의 군수공장 등에 강제 취역되었던 조선의 여성"으로 표기하고 있는데 남성은 왜 빠트렸는지 궁금하다. '위안부'는 "일본 제국주의 점령기에 일본에 의해 군위안소로 끌려가 성노예 생활을 강요당한 여성"을 의미한다고 표기하고 있다.

그렇다면 근로정신대와 위안부는 같은 것일까? 위에 언급했듯이 버젓이 다름에도 언제부터인지 근로정신대라는 용어는 사라지고 위안부만 남아 문제 해결을 더 어렵게 하고 있지 않나 싶다.

근로정신대는 주로 전라도 지역에서 초등학교 교장선생이 주도해서 -특히 돈 벌면서 학교도 진학하게 해주겠다며- 학생들을 꼬드겨서 일본과 국내의 군수공장 등에 보낸 사건으로 여기에는 남성, 여성 모두 포함된다.

그런데 어찌 된 연유인지 근로정신대를 위안부와 구분하지 않아서 용어가 헷갈리기 시작한 것 같다. 윤미향 의원 등이 참여했던 정대협이 이상하게 위안부와 뒤셖여 버리지 않았나 싶어 이유를 묻고 싶다.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루는 대표 시민단체 이름이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인 것만 봐도 우리 한국 사회가 일본군 성노예로 착취당한 위안부를 근로정신대와 같은 말로 인식하고 있지 않았나 싶다.

이렇게 위안부와 근로정신대를 구분하지 않으면서 지금의 심각한 상황으로 전개된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군수공장에서 일하던 여성근로정신대 중 일부가 군 위안소로 끌려가 성을 착취당했다는 얘기가 있다는 점에는 우리를 분노케 한다.

위안부와 혼돈된 것은 근로정신대 명칭을 사용한 사람들의 무지 또는 꼼수 때문 아닌가 싶다. 만일 이런식으로 위안부와 근로정신대를 구별하지 않고 계속 사용하게되면 후세가 우리 역사를 왜곡되게 해석할 것 같아 우려된다.

특히 근로정신대에는 남자들도 많이 있음에도 유독 여성으로만 한정하는 얄팍한 정치적 계산은 역사의 오류를 범할 것 같아 우려된다. 가깝게는 필자의 백부께서도 근로정신대로 일본에서 일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다 보니 근로정신대로 일했던 할머니들이 위안부로 오해받아 남편으로부터 이혼 소송 당했다는 웃픈 얘기마저 들리고 있다. 이런 가정 참사에 과연 누가 책임질 것인가? 안타깝다.

위에 언급한 바와 같이 근로정신대와 위안부는 엄연히 다르다. 그럼에도 근로정신대는 사라지고 위안부만 남아 계속 역사를 왜곡시키고 있는 것 같아 시정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따라서 강제 노동 착취당한(생각에 따라서는 다르게 해석할 수도 있다) 근로정신대와 성노예 착취당한 위안부에 대해 보다 명확한 구분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부터라도 근로정신대와 위안부에 대해 명확하게 구분하고 대국민 홍보 등을 통해 우리 역사가 왜곡되는 현상만큼은 방지했으면 하는 강한 바람을 가져본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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