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8/12/14 [12:53]

우리는 왜 책을 읽을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8/12/14 [12:53]

필자는 여건이 될 때 마다 자주 교보문고를 찾습니다. 거기를 가면 왠지 편안해지고, 또 마치 뭔가를 많이 얻어갈 것 같은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읽고 싶은 책을 골라서 두리번 거리다 빈 좌석을 발견했을때 꽤 큰 쾌감을 맛봅니다.

그렇다면 어떤 마음가짐으로 책을 읽으면 좋을까? 한번 생각해봅니다. 왜냐하면, 책을 읽으며 대하는 자세에 따라 읽고 난 후 얻어지는 결과가 많이 다르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독자 여러분께서도 의무감으로 책을 대할 때와 읽고 싶은 책을 대할 때의 느낌을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이것은 마치 누구 집에 초대받아 방문했을때 그 사람의 사는 모습을 느끼는 손님 태도와 비슷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따라서 저자의 집에 초대받아 글쓴이의 세계를 만난다고 생각하고 책을 대하면서 나를 발견해 보면 어떨까 싶습니다.

그렇게되면 저자와의 대화를 통해 저자의 사고를 자연스럽게 자신과 일치시키면서 재미있는 책 속 여행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러면서 저자의 의견에 자연스럽게 흡입돼 꽤 빠른 시간 열차에 탑승해서 듬뿍 힐링할지도 모릅니다.

중국의 '장휭거'라는 철학자는 이런 말을 했습니다. "책을 읽음으로서 내 마음을 지킨다. 즉 책을 읽으면서 지키는 것은 내 마음이다. 그런데 그 책속에서 무엇인가를 찾으려고 하는 순간 그 책이 나의 지배자가 될지도 모른다"고 말입니다. 자칫 내가 주인자리를 잃고 책한테 그 자리를 넘겨 줄지도 모른다는 얘기입니다. "책을 읽는 것은  곧 나를 찾는것이다" 생각합니다.

 

우리가 듣는다는 것은 말을 하기 위함이듯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글을 쓰기 위함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리고 글을 쓴다는 것은 어떤 식으로든 또다른 자기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필자는 글쓰는 것을 꽤 좋아합니다. 왜냐하면, 글쓰는 것 자체가 주는 기쁨과 만족감 때문입니다. 무엇이든지 쓰려면 다른 사람이 쓴 글을 많이 읽고, 생각하고 또 스스로 많이 느껴야 합니다. 그래서 시간 날때 마다 교보문고 책상머리 한 자리를 차고 앉아 시간을 보내는지 모르겠습니다.

 

글을 쓰는 일은 비우는 동시에 채우는 작업이라고 합니다. 여기에는 배움과 깨달음이 덤으로 따라온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 제가 가지고 있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깨닫거나 모르고 있던 것을 새로 알게 되었을 때 느끼는 쾌감은 형언하기 어렵습니다. 사랑에 빠지거나 마약을 복용할 때 느끼는 황홀감 같다고 하면 심한 표현일까요?

 

하지만 글 쓰는 일은 행복하면서도 조금 고통스럽기도 합니다. 그래도 글 쓰는 걸 계속하는 걸 보면 아마 '밑지면서 판다'고 주장하면서도 많이 팔릴수록 좋아하는 상인들 심정과 뭐가 다를까 싶습니다. 

세상과 관계를 이어가면서 다른 사람들과 정서적으로 교감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제 칼럼을 읽고 많은 독자들이 응원해 줄 때 힘이 솟아 납니다. 그리고 크게 감사함을 느끼고 고마움을 소중하게 간직합니다.

 

이제 2018년이 저물어 갑니다. 거리 골목은 한 해를 넘긴다는 아쉬움을 핑게삼아 술 잔을 기울이고 어깨동무하면서 비틀거리는 군상들로 시끌벅쩍이게 됩니다. 그런 것 보다는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그 속에서 즐거움을 느끼며 새해를 준비하면 어떨까 싶습니다. 독자 여러분을 책 속 여행의 동행자로 초대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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