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사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2/09/11 [09:50]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사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2/09/11 [09:50]

국민의힘과 더불어 민주당, 두 정당 모두 극심한 혼란의 연속인 것 같다. '국민'과 '더불어'라는 정당 명찰을 왜 달고 있는지 궁금하다. 단지 그것을 지향하는 것으로 자위해야 하는 현실이 그져 안타깝다.

전에는 대선 후 일정기간은 소위 허니문 기간이라 칭하며 언론과 야당이 신임 대통령한테 격하게 시비 걸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은 그전 과는 별개라는 듯 특이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의도 정치와 관계없던 대통령을 역량 있는 참모진 구축을 통해 새로운 대통령상을 구현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할 측근들이 자기네 영역 구축을 우선하는 소인배 행세하는 탓에 윤석열 대통령의 신선함을 잃게 해 버린 것 같다.

특히 국민의힘은 집권하기 무섭게 집권당의 중차대한 임무는 나몰라하고 언제 끝날지 모르는 내전을 치르고 있다. 이준석 전 대표의 성상납 스캔들이 발단된 내분은 언제 잠잠해질지 모른 채 극한으로 내달리고 있는 것 같다.

당 내분이 발생하면 설사 잘못이 없더라도 사과하고 퇴장해 주던 지금까지의 우리네 정당 대표 모습과는 전혀 다른 행태를 이준석 전 대표가 보이고 있어 당 대표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다 국민의힘은 괴물 같은 젊은이를 당 대표로 뽑아놓고 그의 내부 총질 한 방에 꼼짝 못 하는 식물 정당 모습을 보이고 있는지 아이러니하다. 마치 리더없이 참모들로만 구성된 정당같다. 이것은 무능함의 극치 다름 아니다. 민주당처럼 진흙 같은 끈끈함은 없고 단지 각자 잘난 굵은 모래알 같다.

대통령실과 소위 윤핵관의 이준석 제거 의지는 확고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신속한 제거 작전이 전개돼야 하는데 해결할 역량있는 리더가 보이지 않는다. 남 탓에 능했던 구한말 때 관료 모습 다름 아니다.

민주당은 "사법 리스크" 주홍글씨를 달고 있는 이재명 의원을 당 대표로 선출한 원죄로 헉헉거리다 검찰 기소로 다급해서인지 똥볼을 계속 차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분당으로 치달을 것 같은 예감이 든다.

이재명 대표는 왜 특권 내려놓고 당당하게 검찰 수사에 응하지 않는 걸까? 그동안 그가 내뱉은 수많은 말들이 요즘 소환되면서 부메랑이 돼 자신을 옭아매고 있지만 모르쇠로 일관하는 것 같다. 뻔뻔함에 말문이 막힌다.

"민주당의 이재명이 아니라, 이재명의 민주당"이라는 상식 밖 구호에도 고개 숙이고 눈치 보는 170명 가까운 국회의원은 과연 지역 주민들을 향해 뭐라 자신들의 가치와 자존감을 설명할지 궁금하다.

0선 당 대표의 젊음과 신선함을 무기로 개혁을 기대하다 뒷통수 맞은 국민의힘과 사법 리스크에 둔감했던 민주당이 대표를 잘못 선출한 대가를 지금 톡톡히 치르고 있지 않나 싶다. 아울러 조국 사태에 잘못 발 디딘 정의당은 존폐 위기로 몰리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이런 혼란을 진정시킬 리더가 여당, 야당 어디에도 안 보인다는 것이다. 오직 다음 총선에서 공천받아 4년 더 완장 차고 직장 생활하는 데 필요한 처신만이 최선이라 생각하지 않나 싶다. 이게 총체적 난국 아니면 대체 어떤 게 난국일까?

3선, 4선, 5선 국회의원들이 '중진' 완장 차고 어떤 역량을 보여주고 있는지 궁금하다. 혹시 국회의원직을 일반 직장인과 같은 개념으로 단지 선수만 늘리고 있는 건 아닌지 자문해 봐야 한다. 만일 그렇다면 '헌법기관'이란 막중한 권한을 자진해서 철회했으면 한다.

오랜만에 고향 찾은 국민들이 담소 나누며 즐겁게 보내야 할 한가위 대명절에 정치를 걱정하며 혀를 차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그래도 선량한 국민은 한가위 보름달 보면서 '국태민안'을 간구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국민이 정치를 걱정하는 사회" 어디 될 법한 일인가. 코로나19와 역대급 태풍에 지친 국민 그만 괴롭히고 하루빨리 정치가 정상화되길 소망해 본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 도배방지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