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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정계복귀, 성공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0/01/22 [07:58]

안철수 정계복귀, 성공할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0/01/22 [07:58]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한 후 해외에 머물던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가 2020년 새해 벽두에 "이제 돌아가 어떻게 정치를 바꿔야 할지 상의하겠다"며 갑자기 정계 복귀를 선언하더니, 1월 19일 인천국제공항 바닥에 넙죽 엎드리는 퍼포먼스를 연출했습니다.  
 
안 씨는 자신이 일조한 부분은 스킵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던 8년 전보다도 정치가 더 나빠졌다"며 해괴한 청산 필요성을 주장합니다. 정계 입문 당시 본인도 이해못할거라는 '새정치'를 주장하다, 이번에는 용어만 바뀐 '정풍 운동'을 들고 귀국한 것 같습니다. 
 
갑작스런 정계복귀가 차기 대권을 위해 4.15 총선에서 존재감을 나타내고 자신의 정치 입지를 넓히려 한다는 해석이 세간에 나돌고 있습니다. 독자 신당으로 새시대를 열겠다는 발언에 '통합에 동참하자' 손짓하던 황교안 대표의 멋적은 모습을 보게 됩니다. 
 
그런데 그가 새정치를 표방하며 정치에 입문해서 어떤 긍정적 역할을 했는지 국민들은 많이 궁금해합니다. 왜 사람들이 정동새, 손학새, 유승새처럼 철새를 빗대 안철새라고 별명지었을까요? 안철수 자신도 잘 모른다고하는 '새정치'를 지금 또 실현하겠다고 나섰는데 고개 끄덕일 국민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대선 패배 후 필자가 잠시 대화해 본 안철수 씨는 정치와는 거리가 꽤 먼 사람으로 기억됩니다. 당시 '안 후보에게 정치보다 본업인 사업에 충실하라'는 시중여론을 전한 적이 있습니다만, 마약과 같은 정치판에 발 들여 놓은 그가 정치와 담 쌓는다는 건 거의 불가능해 보였습니다. '국민비호감도 1위, 안철수'라는 사실을 명심하고 극복방안을 잘 마련하길 주문합니다.
 
안 씨가 광주에서 호남을 향해 국민의당이 바른정당과 통합한 걸 사과했다는 보도가 있는데, 번지를 잘못 짚은 것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의 대권욕심으로 여러 번 헛발질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사과할 부분은 그의 갈지자 행보가 에스컬레이션 효과를 일으켜 지금의 총체적 난국이 형성되는데 일조한 부분 아닐까 싶습니다.
 
싸늘한 지금의 호남 민심을 어떻게 추스리고 중도정당을 추진해 갈지 많이 궁금합니다. '제2 녹색돌풍' '제3 정당돌풍'같은 멋진 용어를 언론에서 생산해 주고 있지만, 흘러간 물이 물레방아를 다시 돌릴 수 있을지는 두고 볼 일입니다.  
 
 
'보수 통합에 관심없다'는 안철수, 그동안 자신이 수없이 쏟아냈던 발언때문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황교안 대표는 안철수 씨를 향해 계속해서 간절히 통합을 호소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전략상 효과적이라 생각합니다.
 
8년 전 정치에 입문했을 때의 신선한 안철수와 '내가 MB 아바타입니까' 하면서 대선까지 치른 후 적나라하게 표출된 안철수가 얼마나 다른 모습인지 정작 본인만 모르는 것 아닌가 싶어 많이 안타깝습니다. '흡입력 부족한 사람이 지도자 되겠다고 우길 때 여러 사람 피곤해진다'는 속담을 전합니다.
 
안 전 대표가 총선에 출마는 하지 않으면서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구상은 마치 호날두가 선수로 뛰지 않고 벤치만 지키다 비난받은 것과 뭐가 다를까 싶습니다. 그는 왜 직접 뛰면서 '나를 따르라'는 강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하는 걸까요? 
 
아시다시피, 안 전 대표는 2011년 정치권에 혜성같이 등장해 박원순 씨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선뜻 양보? -혹자는 부모 반대로 불출마 결심했다고 하는데- 하는 멋진 모습을 연출하면서 일순간 대권 후보 반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거기서 그는 첫번째 헛발질을 합니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안 씨 의사와 무관하게 그의 이름을 앞세우는 신드롬 현상이 상당기간 정치권을 강타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당시 필자도 50여 명의 각 분야 전문가들과 좋은정치포럼을 결성해서 참여한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가 갑자기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하고 대선 후보 대열에서 이탈하는 기인같은 행동을 해서 주변을 놀라게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심지어 필자 주변에 있던 모 교수는 안 씨가 불출마 선언하기 불과 몇시간 전에 충남대표로 YTN에 등장해 지지발언했다가 웃음거리 되는 곤혹을 치르기도 했습니다. 거기서 그는 두번째 헛발질을 합니다. 

신당 창당을 주장하다 갑자기 민주당 대표와 밀실 야합해서 통합하는 등 복잡한 정치행보하다 또다시 이탈해서 국민의당을 창당하고 대통령 선거에 낙선하자 또 서울시장에 출마해서 3등하는 수모를 겪고 해외로 떠납니다. 그게 세 번째 헛발질이라고 봅니다. 

그래서인지 총선을 불과 80여일 앞두고 갑자기 새정치 운운하며 정계복귀하는 그를 두고 많은 사람이 안 씨를 희화화 하는 것 같습니다. 그가 미국에서 마라톤대회 출전하는 사진 올렸을 때 눈썰미 좋은 사람들은 금새 눈치채고 '곧 정치하겠구나' 씁쓸해 했다는 후문을 전합니다.

아이러니한 것은 자신의 갈지자 행보로 박원순 서울시장이 탄생했고, 또 문재인 후보에게 양보하고 지지연설하는 등 현 정권이 탄생하는 데 나름 일조했던 사람이 갑자기 현 정권을 공격하는 이중성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안 씨는 자신이 창당한 당에서 공수처법 등 패스트트랙 법안 통과에 앞장설 때 침묵한 이유, 윤석열 검찰에 대한 현 정권의 강압적 대응에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설명해야 합니다. 정계복귀했기 때문입니다.

한 때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였던 그리고 대권후보까지 양보했던 안철수 씨가 과연 현 정권을 강하게 비판할 수 있을까요? 그렇다면 그건 자기모순 아닌가요? 그래서인지 그의 정계복귀를 두고 '아리송하다'는 얘기가 벌써 여기저기서 들리는 것 같습니다. 안철수 전 대표의 건투를 빕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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