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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도입, 문화콘텐츠계의 지각변동 예고

김용순 | 기사입력 2019/09/18 [09:27]

블록체인 도입, 문화콘텐츠계의 지각변동 예고

김용순 | 입력 : 2019/09/18 [09:27]
▲   arabit     © 출처 = www.arabit.io


4차 산업혁명 기술 중 하나로 AI, IoT 등과 함께 화두가 된 기술, 블록체인은 데이터를 저장하는 용량의 단위인 ‘블록’과 해시함수인 f(x)를 적용해 블록을 순서대로 엮은 모습을 의미하는 ‘체인’의 합성어로, 자본주의 사회의 절대 권력과 도덕적 해이에서 비롯된 불신에 대응을 위한 방안이며, 모두의 합의와 신뢰 하에 승인하는 합의 알고리즘 기술로 투명한 질서를 회복하고자 개발된 혁명적인 기술이다.


블록체인은 일명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를 극복하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되고 있다. 이는 쿠데타가 난무했던 비잔틴 제국에서 배신과 교란의 걱정 없이 협공을 이뤄내는 방안을 모색한 것으로 제국의 장군들이 봉착했던 이 문제는 1982년 레슬리 램포트 등 3명의 컴퓨터 공학자가 마이크로소프트의 의뢰를 받아 수행한 연구 논문을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배신과 교란 등의 문제 해결을 위해 우선 장군들은 자신에게 전달된 암호화 된 명령문의 조각을 푼다.

 

▲ 컴퓨터 사이언스에서 발표된 80년대 논문 “비잔틴 장군의 문제”     ©출처 = 김용순

 

가장 먼저 암호 조각을 푼 장군은 다른 장군들에게 암호를 공표한다. 10명 정도의 장군들이 차례로 같은 작업을 하여 공표한 이후 명령문 조각을 합쳐 최종 명령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최종 명령문은 신뢰할 수 있게 된다. 암호 풀이에 참여하는 절반 이상의 장군들은 노력과 자원을 들여 계획에 동참하고, 참여할 의지와 충성도를 가졌다는 판단에서다. 비잔틴 제국 장군들이 했듯, 분산 컴퓨팅에서 항상 약점이 됐던 신뢰와 합의 문제를 블록체인 기술이 해결했다.
 
 앞서 설명한 비잔틴 장군의 딜레마의 해결책은 비트코인에서 구현된 블록체인과 비슷하다. 가상화폐는 복제할 수 있어 종종 부정 사용이 가능하다는 점이 항상 단점으로 지목되곤 했지만, ‘사토시 나카모토’는 가상화폐의 거래를 글로벌한 규모로 확대한다면 이런 문제를 극복할 것이라고 봤다. 채굴(비잔틴 장군들의 문제 풀이)과 인센티브(암호조각) 제공, 그리고 블록(거래장부)에 담긴 내용을 암호화하고, 해시(디지털 지문)값을 다시 블록으로 전달하는 과정을 계속 반복하면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부정 세력은 자신이 의도한 방향으로 시스템을 제어하고 싶겠지만, 이미 글로벌의 확장된 공간에서는 그런 부정한 의도의 통제는 쉽지 않게 된다는 것이다. 몸집이 커질수록 블록체인 또한 복잡해지는 점에 착안한 것이다. 사토시 역시 그의 논문을 통해 “(부정 세력이 발생하는 상황을)예측할 수는 있지만, 그들이 끼어들 유인은 없다”고 말했다. 사토시는 자신이 제안한 새 화폐의 이름을 컴퓨터 분야에서 쓰이는 이진수의 최소 단위인 ‘비트’와 ‘코인’을 결합하여 “비트코인”이라고 명명했다.

 

사토시가 P2P 방식의 새로운 화폐를 통해 제안한 것은 정부와 중앙은행 등 권력에 의한 시스템에서의 탈피였다. 그는 화폐 거래가 중앙 정부의 통제를 받지 않는 시스템을 만들고자 했다. 

P2P에 기반을 둔 비트코인은 필연적으로 글로벌 공용 화폐의 특성을 가지게 되었다. 기축통화인 달러와 비율적인 환율 개념도 없고, 이에 따른 환전 수수료도 없는 새로운 화폐가 탄생 한 것이다.

 

다만 걸리는 문제는 ‘권력의 보증’이었다. 새 화폐가 만들어지더라도 신뢰가 없다면 현실적인 거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사토시는 새 화폐의 신뢰가 네트워크 참여자 다수의 선택으로 가능하다고 봤다. 물론 안전성 문제도 뒤따랐다. 그래서 모든 거래를 암호화할 필요가 있었다. 비트코인은 두 가지 암호학적 도구를 쓰고 있는데, 해시함수와 전자서명이다.

 

해시함수는 거래 정보를 암호화해 익명성을 보장해 준다. 이와 함께 암호화를 위해 디지털 연결 고리를 이용했다. 거래의 한 단위를 블록이라 지칭하고, 이 블록들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쌓이며 체인을 만들어갔다. 이렇게 암호화한 거래들이 공개되고 자발적으로 이 거래가 정상적이라는 것을 인증하도록 블록체인을 이용하는 것이 바로 비트코인의 거래 메커니즘인 것이다. 동시에 부정적인 세력 개입 문제도 해결됐다.

 

성공적인 블록체인 기술은 가상화폐 거래에서 더 나아가 현재 다양한 웹 콘텐츠 유통에도 기술 적용을 위해 활발한 연구가 각계에서 진행되는 중이다. 이는 블록체인 기술이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분배의 공정성'과 '창작물 등 거래의 투명성'을 가져와 창작자(아티스트)에게는 공정한 수익 배분이 되고 팬(구독자)들이 기여 하는 부분에 대한 보상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카카오는 핵심 신규 사업을 블록체인으로 꼽았고 음악, 영화, 드라마, 웹툰, 게임 등 문화 콘텐츠와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2000년대 초 인터넷 포털을 주도했던 창작자들의 자유로운 디지털 콘텐츠의 상징 중 하나인 웹툰계도 절대 권력으로 부상한 대형 플랫폼의 불공정 대우와 보상 체계 등의 반기를 들며 뜻있는 작가들과 제작자가 주도하여 오픈-마켓형 플랫폼 “아라비안나이트”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 중이다. 불법 사이트로 무단복제 되었던 블랙-마켓을 차단하며 창작자들의 자유로운 진입의 문턱을 낮추어 독자로부터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는 시스템으로 개발 중인 ‘아라비안나이트’는 앞으로 웹툰계의 유튜브같은 존재로 블록체인 플랫폼 이상의 새로운 콘텐츠 생태계를 이끌 것으로 예견된다.

 

실제 블록체인 기술의 “작업증명(pow/proof-of-work)방식” 또는 “위임지분 증명방식(DPoS Delegation proof df saack) ”의 알고리즘을 통한 저작권과 신분보호는 창작자와 구독자의 관계를 증명하고, 공정한 분배방식을 제시함으로써 창작자와 아티스트, 팬(소비자)에게 기여에 대한 공정하고 충분한 보상을 제공하여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에코시스템을 구축하리라 예상한다.

 

콘텐츠의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은 업계 전반에 움직임이기에 블록체인 기술이 향후 상당한 부분을 담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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