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조국 후보자, '읍참 마속' 해야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9/08/27 [08:47]

조국 후보자, '읍참 마속' 해야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9/08/27 [08:47]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가 꽤 긴 시간동안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여느 장관 후보자와 달리 언론과 야당을 향하는 그의 당당함을 보면서 정권의 실세라는 걸 확인합니다. 특히 그가 민정수석을 마치기도 전에 언론에서 '법무부장관 내정 확실' 이런 보도를 할 정도니 말입니다.

 

후보자 주변의 각종 의혹으로 청문회 날짜를 겨우 정할 정도로 조국은 뜨거운 감자임에 틀림없습니다. 특히 그는 각종 의혹을 해명하기 보다 장관임명을 전제로 자신의 비전을 설명하는 특이한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통과의례 같은 청문회를 할 필요가 있는가? 하는 주장이 나옵니다. 그런데 개혁이라며 들고 나온 '재산비례 벌금제 도입'같은 주장이 허경영 씨 공약이란 사실을 알고는 있는건지 궁금합니다.

아시다시피, 조국 후보자는 평소 가장 존경받는 좌파 인물 중 첫 손가락에 들 정도로 역량있는 진보 지식인입니다. 지금처럼 이해하기 힘든 각종 비리 의혹이 수면에 떠오르기 전 까지는 말입니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도 안되는 사람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새삼 회자됩니다.

조국 후보자에게 가장 큰 상처를 입은 계층은 아마 '2030 청년' 아닐까 싶습니다. '고진감래'하며 도서관에 앉아 있을 힘을 잃게 만들었으니 말입니다. 기회될 때 마다 마치 포청천이라도 된 양 마구 휘둘렀던 칼끝이 지금 자신을 겨누고 있는 현실이 아이러니합니다.

우리나라에는 '헌법' 위에 '국민 정서법'이란 게 있다는 걸 잘 알고 있을 후보자가 자기 딸의 논문, 장학금 등 각종 의혹에 대해 '현행법을 어긴 건 아니다'고 억지스럽게 주장하는 걸 보면서 측은함을 느낍니다. 얼마나 화가 났으면 학생들이 책을 덮고 거리로 뛰쳐 나왔을까? 현 정권은 깊이 반성해야 합니다. 

'현재의 조국이 과거의 조국과 맹렬히 싸우고 있다'고 사람들은 말합니다. 특히 9년 전 유명환 장관 딸 특혜를 두고 '파리가 싹싹 비빌때 때려잡아야' 한다면서 '고위직들은 일 터지면 사과한다' "사람을 무는 개가 물에 빠졌을 때, 그 개를 구해줘서는 안된다. 오히려 더 두들겨 패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개가 물에 나와 다시 사람을 문다"고 했던 비아냥 발언들이 지금 부메랑이 되어 조국 후보자를 향하고 있습니다.


호사가들의 '문 대통령이 조국 후보자에게 뭔가 약점이 잡혀서 어쩔 수 없다'는 등 입방아는 조국 후보자의 부적격을 강조하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어쩌면 지금 조국 후보자가 '계륵'같은 존재일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어정쩡한 모습이 계속 연출되는 것 같습니다. 

청와대에서 조국 후보자를 지명철회하면 조기 '레임덕'이 온다며 '조국 산성'을 쌓고 있는 것 같은데, 그건 우리 국민을 너무 얕보는 '오만' 다름아닙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난국을 타개하는 가장 현명하고 빠른 길은 잘못을 인정하고 진솔하게 국민께 다가가는 것입니다.  

 해서, 대통령은 더 늦기 전에 취임사에서 강조했던 '기회 평등, 과정 공정, 결과 정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특히 '민심을 거스리는 정권은 희망이 없다'는 만고의 진리를 생각한다면 청문회에 연연하지 말고 '지명 철회'해야 합니다. 멈칫하다 학생들의 촛불이 횃불로 커질지도 모릅니다. 문 대통령의 빠른 결단을 기대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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