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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기회주의자'인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9/07/11 [12:00]

나는 '기회주의자'인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9/07/11 [12:00]

문득 박찬호 선수가 떠오릅니다. 한동안 박찬호 선수만큼 언론에 많이 오르내렸던 선수도 드물 것 같습니다. 그런 그도 이제는 야구경기장 뒷켠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속담이 새롭습니다.

 

'코리안 특급'이란 호칭으로 명성을 날리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말입니다. 한 때 소속팀 감독을 향해 '나를 우습게 보지 말라'면서 이를 악물던 그의 말이 계속 귓가에 맴돕니다. 

 

이제 우리나라 어느 한 기관으로 눈을 돌려봅니다. 소위 최고 권력자라고 할 수 있는 CEO를 향해 쓴소리를 할 수 있어야 하지만 현실이 과연 그럴까요? 듣기 좋은 말만 무성합니다. 그리고 아첨꾼들로 문턱이 닳습니다. 왜 이런 현상이 시정되지 않고 반복되는 걸까? 궁금합니다.

 

그래서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이런 걸 예견하고 민주주의를 '아첨의 정치'라고 규정했는지도 모릅니다. 대부분의 CEO는 나중에 산수갑산에 가는 일이 있더라도 당장 달콤한 말을 해 주는 사람을 더 좋아니까 말입니다.

 

'열린 마음으로 경청한다'는 건 한낱 이론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소크라테스는 이런 건강하지 못한 합작을 깨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끝내는 미움을 사서 독배를 들어야 했지만, 후대 사람들은 그를 진정한 정치가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시간이 흘러 개략 2~3년 후 CEO는 다른 사람으로 교체됩니다. 그때 달콤한 말로 CEO 주변을 맴 돌며 소위 '인의 장막'을 쳤던 사람들은 과연 어디를 향할지 궁금합니다. 부나비처럼 또 새로운 권력의 양지를 좆아 날아가려 바쁜 몸짓을 할까요? 

 

특히 권력 주변에서 연신 머리를 조아리며 서성이는 사람들의 행태를 보면 가관입니다. 머잖아 부메랑이 돼 자기에게 되돌아올 아주 중요한 사안까지도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태도를 보면 참으로 안쓰럽습니다. 

 

정말 현명한 조직이라면 이런 아첨꾼들을 골라 내칠 수 있어야 합니다. 오히려 CEO는 쓴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주목해야 합니다. 그래야 조직이 건강해집니다. 조직원들을 우습게 보는 자들에게 본때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그렇지 못하다면 그건 전적으로 소속 조직원들의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자문해 봅니다. 나는 과연 기회주의자에서 얼마나 자유로운가~~

 

각설하고,

작고하신 DJ가 온갖 시련을 이겨내고 마침내 청와대에 입성할 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바로 비판적 지인들이 주변에 많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실천하는 리더가 과연 몇이나 될까? 궁금합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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