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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살 만 한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19/07/22 [07:37]

대한민국, 살 만 한가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19/07/22 [07:37]

"지금의 대한민국 어떤가? 살 만 하십니까?" 묻는다면 많은 사람들이 고개를 가로 저을 것 같습니다. 동네 사우나에서도 줌마들이 이구동성으로 '뭔, 세금이 쓸데없이 자꾸 늘어난다냐?'하면서 문재인 정부를 향한 불만이 확산되는 걸 느낍니다.

아시다시피, 지금 우리나라는 겉으로 보기에 놀라울 정도로 발전해 살기 좋아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거리의 사람들은 웃음을 잃었고, 여기저기서 워라벨을 강조하지만 안타깝게도 일과 삶의 균형은 깨져 버린 것 같습니다.

누구보다 많이 공부하고 열심히 일하면서도 경제적 빈곤을 타파하거나 만족할 만큼 이루었다는 성취감을 느끼기 힘든 것이 현재 우리 대한민국의 어두운 뒷모습 아닌가 싶습니다.

도대체 이유가 뭘까? 궁금해집니다. 해서, 잠시 밖으로 눈을 돌려봅니다.
우리 보다 교육 수준이 낮거나 딱히 여유롭지 않은 환경에서도 자기 삶에 만족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습니다. 필자가 전에 기고한 부탄을 봐도 그렇습니다. 그들은 사랑, 행복, 삶의 의미를 아침 인사처럼 자연스럽게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풍요 속의 빈곤'을 느끼는 것은 산업구조, 사회 시스템 등 다양한 문제가 원인이겠지만, 가장 핵심은 성공과 경제력만을 우선시하는 잘못된 교육 때문 아닐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미래에 대한 걱정을 지나치게 많이 하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그래서 일까요? 성적 지상주의를 비판하면서 '자사고를 폐지하겠다'는 엉뚱한 발상을 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자사고 폐지에 핏대 세우는 사람들, 특히 특권를 비판하는 많은 정치인과 관료 자식들이 자사고를 졸업한 아이러니가 지금 우리 대한민국입니다.  

 

교보문고에서 '블록체인'관련 책들과 눈을 맞추다 광화문 광장에 나오니, '자사고 폐지 반대' 팻말을 들고 많은 고등학생과 학부모들이 시위 겸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 후 청와대를 향해 행진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묻습니다. 고등학교 서열이 문제라면 왜, 대학은 평준화하지 않는가?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의 경쟁력 답보는 오직 훌륭한 인재 양성뿐이라며 핏대 세우던 교육 관료들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 궁금합니다.     

 

우리 교육이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연봉 많은 직장에 들어가는 법만 강조하는 대신, 자기만의 성공과 행복의 기준을 세울 수 있는 힘은 왜 길러주지 않는지? 많이 안타깝습니다. 자식 성공과 부모 봉양은 별개라고 하는데, 말입니다.

 

또 얼마 전 광화문 광장의 같은 자리에서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수 만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들이 투쟁 구호를 앞세워 '정규직화'를 외칩니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해결하라'며 민주노총 위원장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을 전제로 취업했으니 당연한 것 아니냐?" 하는 여론과 "같은 직종에서 같은 시간 일 하는데, 웬 차별이냐? 대통령은 대선 공약 실천하라"는 여론 그리고 '내가 왜 고시원에서 시험공부하고 있지?'하는 공시생들의 불만, 이래저래 고차방정식을 풀어야 하는 현실입니다.

 

"비정규직의 호소, 자사고 폐지 반대, 문재인 타도를 외치는 태극기집회, 내년 총선 활용으로 오해?받고 있는 일본과의 경제 전쟁, 갈수록 격화되는 여야 정쟁~~"

 

이래저래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솔로몬의 지혜가 요구되는- 대한민국입니다. "물질의 결핍이 있어도 비교 대상이 주위에 없으면 행복하다"는 부탄이 차라리 부러운 요즘입니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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