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바라보는 눈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9/14 [10:40]

이재명 대표의 단식을 바라보는 눈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9/14 [10:40]

더불어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단식이 벌써 2주째 접어들고 있는 것 같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이재명 대표를 향해 "건강 해치는 단식 중단하길 정중히 요청한다"고 밝혔지만 '출구 없는 마무가내식 단식 투쟁'으로 인해 민주당 지도부의 고심이 깊어지는 것 같다.

▲     ©송면규

 

정치인 단식은 자신 또는 정당이 정치적 목적을 이루기 위해서 최후에 선택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목숨을 담보로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지금 이재명 대표가 단식 투쟁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는 것은 과연 합리적일까? 많은 국민이 고개를 갸우뚱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절대다수의 의석을 가지고 있는 야당 대표가 단식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건 자신의 무능함 표출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거대 야당을 소위 자신의 사법리스크 탈출용으로 악용하고 있다는 점은 강하게 비판받아 마땅하다. 그러다보니 단식의 진정성 마저 의심받는 지경이 된 것 아닌가 싶다. 목숨을 담보한다는 단식투쟁이 희화화되고 있는 현실이 많이 안타깝다.

지금까지는 야당 대표가 단식 투쟁을 하면서 일정 기간이 지나면 대통령실에서 정무수석 등 인사를 통해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게 통례였는데, 왜 이번에는 야당 대표의 목숨 건 단식 투쟁을 외면하고 있는 걸까? 그것은 아마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는 범법자"라는 자기 확신으로 인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설사 그렇다 하더라도 이재명 대표는 야당을 지지하는 절대 다수 국민에 의해 선출된 당 대표이다. 따라서 이 대표가 사법처리 되기 전 까지는 대화 파트너로 인정하면서 정중하게 야당 대표의 예우를 하는 게 바람직하지 않을까 싶다. 아무리 보기 싫다고 하더라도 처음부터 아예 외면해 버린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DJ가 힘들게 일궈놓은 전통있는 민주당이 어쩌다 이 지경이 돼 버렸는지 많이 안타깝다. 처음부터 당 대표가 돼서는 안되는 사람을 대표로 선출해 놓고 그 늪에 빠져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 민주당을 DJ,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바라본다면 어떻게 평가할지 궁금하다. 아마 일부 민주당원의 가스라이팅 된 것 같은 팬덤 현상을 강하게 질타하지 않을까 싶다.

그렇다고 야당 대표를 패싱 하려 하는 듯한 용산 대통령실 또한 정치력 부재를 바라보는 국민 눈에는 '도긴개긴' 아닐까 싶다. 명분이야 어쨌든 한 사람이 지금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 그것마저 외면하는 비정함이 우리 정치의 본 모습은 아닐 것으로 생각한다. "힘있는 사람이 약자를 보듬어 주는 게 정도다"라는 속담을 용산 대통령실에 전하고 싶다.

아울러 이재명 대표는 지금이라도 명분 없는 단식을 즉각 중단해야 한다. 그리고 떳떳하게 검찰조사를 받고 당당하게 재판에 임하는 야당 대표가 돼 주길 거듭 호소한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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