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반지성주의, 괜찮은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9/11 [06:46]

반지성주의, 괜찮은 걸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9/11 [06:46]

요즘 정치권이 중국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듯 하루가 멀다 하고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격투를 하면서 아까운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 같아 그것을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내년 총선이 끝날 때까지 계속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반대 진영은 기필코 무찔러서 굴복시켜야 한다"는 무서운 집념이 보인다. 어쩌다 우리 사회가 타협이라는 걸 외면하고 자기주장만 하는 고집쟁이로 변해 버렸는지 많이 안타깝다. 어쩌면 그것이 반지성주의로 인한 때문은 아닐까 문득 생각된다.

반지성주의는 '지식' '공부' 또는 '배움'과 관련된 대상에 대해 적대감과 불신을 갖는 이데올로기 또는 그러한 경향을 의미하는데, 1963년 미국의 역사학자 '리처드 호프스태터'가 "Anti-intellectualism in American Life"를 출판했을 때부터 퍼지기 시작했다.

▲     ©송면규

 

반지성주의가 행해지는 주된 이유는 집단의 정체성 및 체제 유지를 우선시하는 과정에서 세뇌를 통한 우민화 정책에 의존하여 학문에 기반한 소수의 비판을 억누를 필요가 있어서이기 때문 아닐까 싶다.

따라서 사상적인 이유로 인해 지식인 계층을 제거하려 하기보다는 그저 단순히 지식인 계층이 자신들의 체제 유지에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적대시해 버리는 경우가 훨씬 많다고 본다.

반지성주의자들은 지적인 사고와 논리적인 고찰보다는 감성과 즉흥적으로 떠오르는 행동, 직관의 우위를 주장하면서 철학과 수학, 교육, 지식인 등을 배척해 버리려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이용해서 전체주의, 근본주의, 파시즘, 정부 및 사이비 종교가 반대자를 억압하고 민중들을 우민화시켜 자신들한테 반대하는 여론을 없애기 위해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이용하기도 한다.

더 무서운 점은 반지성주의가 대중들의 취향에 맞아떨어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거부감이 훨씬 덜해서 대중들이 의외로 쉽게 빠져들고 가스라이팅돼 팬덤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특히 요즘 들어 온 나라가 소위 지도자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대부분 입만 있고 귀는 없는 것 같아 많이 안타깝다. 특히 경청이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임을 강조한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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