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묵자'의 고언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3/08/17 [06:52]

'묵자'의 고언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3/08/17 [06:52]

'묵자'는 춘추전국시대 제자백가 중 한 명으로 본명은 '묵적'이다. 묵가는 사상적으로 일가견을 이루었기 때문에 공자, 맹자처럼 '자'라는 경칭이 붙여졌다.

묵자 사상은 "모두가 모두를 또 서로가 서로를 차별없이 사랑해야 한다"는 겸애설과 "좋은 일은 널리 행해야 된다"는 행설 그리고 "장례는 간단해야 한다"는 절장설 등이 특히 유명하다.

또 묵자는 "모든 사람은 서로 공평하게 대해야 한다"고 주장했으며, 전국시대 때 전쟁으로 날이 지새는 걸 보고 "제발 싸움 좀 그만하자"면서 평화를 부르짖기도 했다. 그의 주장은 대부분 이해하기 쉽고 설득력이 있었다. 또 약자 편에 관한 내용이 많아서 주로 서민 대중들이 많이 따랐다고 전해지고 있다.

묵자는 또 하나의 재미있는 이력을 갖고 있는데 공자, 맹자 등 대부분의 제자백가들이 평생 공부만 하거나 벼슬을 얻기 위해 노력한데 반해, 묵자는 건축관계 일을 하는 다른 생업을 갖고 있었다.

 

발명가이기도 했던 묵자는 다재다능한 사람으로 르네상스형 인간 또는 통섭형의 행동하는 지식인이었다고 전해진다. 진보적 사상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     ©송면규

 

지난 8월 15일 국회 대회의실에서 개최된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이 주관한 광복 78주년 행사에 잠시 다녀왔다. 폭염 날씨임에도 생각보다 많은 인파가 운집한 걸 보고 놀랐다. 통일에 대한 염원이 폭염보다 강한 열기를 뿜어내고 있다는 증거 아닐까 싶다.

 

초청 인사의 "정치권이 상호 비난으로 밤새는 것 같다"는 발언에 청중들이 우뢰와 같은 박수로 화답하는 걸 보면서 문득 수 천년전에 살았던 "묵자의 고언"이 뇌리를 스친다.

정치인들이 개별적으로 만나면 미소 띠고 악수하면서 대화하는데, 왜 정당이 대화하면 대화가 아닌 전투가 되는지 아이러니하다. '다르다'와 '틀리다'에 대한 개념이 정당 옷만 걸치게 되면 카멜레온처럼 변하기 때문 아닌가 싶어 안타깝다.

지금부터라도 다른 정당을 향한 발언 할 때는 묵자의 고언 "제발 싸움 좀 그만하자"를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 권유한다. 특히 내년 총선을 통해 조금이라도 변화가 있길 기대해 본다. 이번 국회처럼 "초선의원이 중진의원 보다 더 엉터리 같다" 는 비판을 받아서야 어디 쓰겠는가.

특별한 행사가 아니면 국회 대회의실이 만원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이번 행사는 뒤에 서있는 사람이 많이 있을 정도로 인파로 붐볐다. 이것은 "통일은 일부 국민의 전유물이 아니고 우리 국민의 염원"이라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보다 많은 국민이 "통일을 실천하는 사람들" 대열에 합류해서 통일 전도사 역할을 담당 해주면 어떨까 기대 해본다. 그렇게 될 때 통일은 도둑고양이처럼 어느새 우리 앞에 다가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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