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올해의 '사자성어' 뭘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기사입력 2022/12/14 [09:36]

올해의 '사자성어' 뭘까

살며 생각하며

송면규 | 입력 : 2022/12/14 [09:36]

매년 12월이면 교수신문에서 교수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통해 올해의 사자성어를 발표한다. 발표되는 사자성어가 당시 시대 상을 반영하는 것 같아 나름 역사적 가치가 있지 않나 싶다.

교수들이 올해의 사자성어로 '과이불개'를 선정했다고 하는데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세월호 아픔에 이어 이태원 참사가 반영된 것 같아 마음이 많이 아리다.

'과이불개' 사례로 "연산군이 소인을 쓰는데 대해 신하들이 반대했지만 고치지 않음을 비판했다" 하는 등 조선왕조실록에도 여러 번 등장한다. 이처럼 과이불개가 꽤 긴 시간 우리에게 교훈을 주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은 되지 않는 것 같아 안타깝다.

언론보도에 의하면 교수신문이 전국의 대학교수 93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과이불개'가 476표(50.9%)를 얻어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고 한다.

2위는 '욕개미창'으로 137표(14.7%)를 기록했는데, 욕개미창은 "덮으려고 하면 더욱 드러난다"는 말이다. 잘못을 저지르고도 끝까지 인정하려 하지 않는 정치인을 빗댄 것 아닌가 싶다.

3위는 129표(13.8%)를 얻은 '누란지위'인데 "위태롭고 아슬아슬한 위기"를 뜻한다. 폭염과 폭우 그리고 환경오염의 급증 등 지금의 지구 위기를 가리키는 것 같다.

4위에 선정된 '문과수비'는 "과오를 그럴듯하게 꾸며대고 잘못된 행위에 순응한다"는 것으로 124표(13.3%)를 얻었다.

5위 '군맹무상'은 69표(7.4%)를 받았는데 "눈먼 사람들이 코끼리를 더듬으며 말하다"라는 뜻으로, "자기의 좁은 소견과 주관으로 사물을 그릇 판단한다"는 의미다.

참고로 '과이불개'는 논어 위령공편에 처음 등장하는데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은 잘못이다" 하면서 공자가 '과위불개 시위과의'라며 일갈했다고 전해진다. 비슷한 것으로는 "잘못하거든 고치는 것을 꺼리지 말라"는 의미의 '과즉물탄개' 용어도 있다.

내년 12월에 등장할 '올해의 사자성어'는 우리 국민에게 보다 희망을 주는 멋진 문구로 장식되길 기대해 본다.

▲     ©송면규

 

<살며 생락하며> 글을 쓰고, 전공서적을 집필하면서 색소폰 연주를 취미 생활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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